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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와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경제협력: 특성 및 파급효과 비교
지난 20여 년간 중국은 중남미와 아프리카에서 이전에 비해 보다 적극적으로 경제협력을 전개해왔다. 중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남남협력을 통한 개발도상국간의 연대 강화라는 목적하에 무역, 투자, 개발금융, 공적개발원조, 인적교류..
이승호 외 발간일 2021.12.30
경제관계, 경제협력 중남미 중국 아프리카중동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제1장 서론1. 연구 배경 및 목적2. 선행연구 및 연구의 차별성제2장 중국의 대외정책에서 중남미와 아프리카1. 중국의 대외정책: 중남미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2. 중국의 대중남미 정책3. 중국의 대아프리카 정책제3장 중남미와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경제협력1. 중국의 대중남미 경제협력2. 중국의 대아프리카 경제협력3. 중국의 대중남미·아프리카 코로나19 협력제4장 중남미와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경제협력 결정요인 및 파급효과1. 중국의 경제협력 결정요인2. 대중국 경제협력의 파급효과제5장 한국의 대중남미·아프리카 정책에 대한 시사점1. 결론2. 한국의 대중남미·아프리카 정책에 대한 시사점참고문헌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지난 20여 년간 중국은 중남미와 아프리카에서 이전에 비해 보다 적극적으로 경제협력을 전개해왔다. 중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남남협력을 통한 개발도상국간의 연대 강화라는 목적하에 무역, 투자, 개발금융, 공적개발원조, 인적교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국의 역내 영향력을 높여왔으며, 이러한 결과로 중국은 중남미와 아프리카 대부분 국가에서 주요 경제협력 파트너로 자리매김하였다.이른바 제3세계 중 동남아시아와 같은 인근 지역에 비해 중국의 경제적·지정학적 이해관계가 상대적으로 옅어 보이는 중남미와 아프리카에서 중국이 적극적인 경제협력을 전개하고 있는 데에는 어떠한 의도가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중국이 경제협력이라는 수단을 통해 중남미와 아프리카에 각각 어떤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는지에 대해 비교분석하고 중국과의 경제협력 결과가 각 지역에서 어떻게 나타났는지 살펴보는 데 그 목적이 있다.제2장에서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이후 중국의 대외정책 기조가 어떻게 달라져왔으며, 이러한 대외정책 방향의 변화 및 국내외적 요인에 따라 중남미와 아프리카에 대한 접근 전략이 어떠한 변화를 겪어왔는지 살펴보았다. 특히 중국의 대개발도상국 정책에서 중남미 및 아프리카 지역이 차지하는 위상의 변화를 주요 국면별로 살펴보았다.제3장에서는 중국과 중남미 및 아프리카 국가 간 수출입 추세, 중국의 대중남미·아프리카 투자 추이, 개발금융 및 공적개발원조 공여 현황, 양측의 인적교류 현황을 가용한 통계자료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또한 코로나19 발생 이후 보건의료 분야에서 강화되고 있는 중국의 대중남미·아프리카 협력 현황 및 특징에 대한 비교분석을 실시하였다.중남미와 아프리카의 수출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대 초반부터 비약적으로 증가해왔다. 2020년 기준 중남미 총 수입 및 총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약 20%와 13%로 나타났으며, 2019년 기준 아프리카의 대중국 수입 및 수출 비중은 각각 약 18%와 1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대중남미·아프리카 수입품목의 대부분은 천연자원으로, 중국은 중남미 국가로부터는 석유, 구리, 철광석, 납광석, 아연을 주로 수입하고 아프리카 국가로부터는 석유, 알루미늄, 코발트, 다이아몬드를 주로 수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국의 2005~20년 기간 대중남미·아프리카 투자 규모는 각각 연평균 약 90억 달러와 70억 달러 수준으로, 역내 주요 투자국에 비해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증가세는 2010년대 중반까지 꾸준히 이어져왔다. 중국의 투자는 두 지역에서 모두 정부 소유 공기업의 주도하에 에너지 및 광물자원 부문에 집중되어왔으며, 중남미에서는 브라운필드 투자, 아프리카에서는 그린필드 투자의 비중이 더 컸다.중국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금융지원은 중국개발은행과 중국수출입은행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중남미와 아프리카에 대한 금융지원은 2010년대 초반부터 눈에 띄게 증가하였다. 중남미에 대한 금융지원은 2008~19년 연평균 약 117억 달러 규모였으며, 소수 국가를 대상으로 에너지 및 광물자원 부문에 집중되었다는 특징을 보였다. 동 기간 아프리카에 대한 금융지원은 연평균 약 107억 달러 규모였으며, 중남미에서와는 달리 인프라 부문을 중심으로 여러 국가에 고르게 배분되어온 것으로 나타났다.공적개발원조에 있어서는 아프리카에서 보다 높은 적극성을 보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대중남미 공적개발원조 규모는 쿠바를 제외할 경우 미미한 수준이었던 반면, 중국의 대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 규모는 2000년대 중반부터 인프라 부문을 중심으로 비약적으로 증가하여 2000~14년 연평균 약 16억 달러를 기록했다.중국인의 유입은 중남미와 아프리카 모두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온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러한 추세는 아프리카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중남미 내 중국인의 유입은 주로 남미 국가에서 증가하였으며, 아프리카 내 중국인의 유입은 주로 중국이 대규모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국가에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코로나19 발생 이후 중국의 대중남미 보건의료 협력은 대만과의 수교 관계가 수립되어 있는 국가를 배제한 가운데 주로 의료용품 기증을 통해 전개되어 왔으며, 많은 중남미 국가가 중국으로부터 백신을 대량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에서도 중국은 의료용품 및 백신 기증을 통해 적극적인 보건의료 협력을 전개해왔다. 하지만 아프리카 국가가 구매를 통해 확보한 비교적 소량의 백신 가운데서도 중국 백신의 비중은 매우 낮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제4장에서는 중국의 대중남미·아프리카 경제협력의 결정요인과 중국과의 경제협력이 각 지역에 미친 파급효과를 정량적 방법을 이용해 분석하였다. 먼저 중국의 대중남미 투자, 차관, 공적개발원조 유입 규모의 결정요인을 토빗 모형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중국은 두 지역 모두에서 경제 규모가 크고 천연자원 부존도가 높은 국가와의 경제협력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중남미에서는 중국과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와의 경제협력 규모가 큰 경향이 있었으며, 대만과의 수교 관계가 수립되어 있는 국가는 경제협력에서 배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프리카에서는 중국과의 동반자 관계 수립 여부가 중국이 실시하는 경제협력의 규모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내륙국보다는 해안국과의 경제협력 규모가 더 큰 경향을 보였다.이후에는 중남미와 아프리카 국가에서 나타난 중국의 자금 유입에 따른 파급효과를 동적 패널모형을 활용해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두 지역 모두에서 중국으로부터의 자금 유입 규모가 커질수록 대중국 수입 규모와 대중국 부채 규모 또는 GDP 대비 대중국 부채 비중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하지만 중남미와 아프리카에서 중국으로부터의 자금 유입이 대중국 수출 규모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제5장에서는 중국의 대중남미·아프리카 경제협력이 우리나라의 이들 지역에 대한 협력 전략에 주는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경제력과 여러 협력 프레임워크를 지렛대로 한 중남미와 아프리카에서의 중국의 영향력 확대는 가용한 자원이 상대적으로 한정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대중남미·아프리카 정책 수립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가지는 역내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이 국가들과의 협력을 추진할 것을 제언하였다.본 연구를 통해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차별되는 목표와 전략적 수단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중남미와 아프리카에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두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날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한국의 대중남미·아프리카 협력 전략 수립에 있어 중국이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되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중남미와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경제협력 활동을 추적·분석하고 우리나라의 역내 비교우위를 도출하는 것이 대중남미·아프리카 정책 수립에 있어 선행되어야 할 새로운 작업으로 등장한 가운데 본 연구는 이러한 수요에 부합하는 기초자료로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미·중 전략경쟁하 WTO 다자체제의 전망과 정책 시사점
2021년 12월 현재 상당수 국가가 WTO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아직도 다자무역체제로서 WTO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WTO가 앞으로 특히 코로나19로 발생한 여러 문제를 포함한 새로운 세계무역질..
송유철 외 발간일 2021.12.29
다자간협상, 무역정책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제1장 서론제2장 미·중 무역전쟁 2.0 현황과 전망1. WTO 위기와 미·중 갈등2. 중국의 부상: ‘중국제조 2025’와 국유기업3. 트럼프 시대의 미·중 무역전쟁4.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미·중 무역전쟁5. 미·중 정상회담과 중국의 역사결의6. WTO 개혁과 중국제3장 WTO 다자체제의 변화 및 재편 방향 전망1. 모니터링 절차의 개선2. 분쟁해결기구의 유지 및 강화3. 21세기 새로운 무역규정의 제정4. 환경: 기후변화 관련 무역조치5. 전자상거래(디지털 무역)제4장 정책 시사점1. 복수국간 협정의 활용2. 미국과 중국의 주장을 고려한 개혁방안의 마련3. 코로나19의 의미4. WTO 협상 기능의 강화5. 투명성 및 통보의무와 개도국 지위 문제의 해결제5장 결론참고문헌Executive Summary국문요약2021년 12월 현재 상당수 국가가 WTO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아직도 다자무역체제로서 WTO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WTO가 앞으로 특히 코로나19로 발생한 여러 문제를 포함한 새로운 세계무역질서 아래에서 효력을 유지하려면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또한 중국의 세계경제체제 편입에 따른 세계무역시스템의 긴장을 완화하는 것도 WTO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예를 들어 기존 WTO 규정이 지식재산권, 국유기업 및 산업보조금과 관련하여 중국이 야기하는 문제를 다루기에 부적절하다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주장을 해결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미국과 EU는 이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양자 및 지역무역협정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어 개방형 복수국간 협정을 확대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중국은 WTO 개혁에서 잠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중국의 WTO 개혁에 대한 제안은 상소기구의 교착상태를 해결하고 어업 및 전자상거래에 대한 협상을 우선순위로 추진할 것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국유기업과 관련하여서는 공정한 경쟁에 대한 모호한 약속을 반복하고 회원국 간 개발모델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중국은 또한 자국을 미국을 대신할 세계무역체제의 수호자로 자처하면서 WTO 개혁에 대해 다른 국가들과 협력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에서 중국의 비중 확대와 특유한 경제 모델에 비추어 볼 때, 핵심 질문은 WTO 규정이 서구 선진국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중국의 경제체제를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업데이트되고 시행될 수 있는지이다. 해결책은 중국 경제시스템의 본질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두 시스템이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행 가능한 규칙을 만들어내고 세계무역체제 내에서 WTO의 핵심적 역할을 재확인하는 것이어야 한다.전자상거래가 세계경제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 동의한 WTO 회원국은 1998년부터 세계 전자상거래와 관련된 모든 무역 관련 문제를 검토하기 위한 작업 프로그램을 설립하였다. 특히 코로나19가 전자상거래로의 전환을 가속화함에 따라 온라인 거래를 규제하는 규칙이 앞으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그러나 상품 및 서비스 무역과 달리 국가 간 전자상거래에 적용되는 국제 규칙은 거의 없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전자상거래 이니셔티브의 상황을 점검하고 협상 프로세스 및 향후 작업에 대한 로드맵에 동의하는 데 집중하며, 중장기적으로는 협상을 위한 구체적인 조문을 발전시키고 전자상거래 규칙에 대한 부분적 합의에 도달하는 방향으로 노력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방법이 될 수 있다.무역과 투자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WTO는 투자 문제를 불완전하게 처리하며 출범하였다. WTO에서 투자 보호 및 자유화에 관한 규칙을 협상하려는 다자간 시도는 결실을 보지 못했고 결국 2004년부터 투자는 WTO 협상의제에서 제외되었다. 그러나 많은 국가가 양자간 투자협정이나 양자 및 지역 자유무역협정의 장(Chapter)에서 투자 조항을 다루고 있다. 또한 WTO에 투자를 포함시키려는 시도 역시 새로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는 투자 촉진에 초점을 맞추고 시장접근, 투자 보호 및 투자자-국가 분쟁해결과 같은 합의가 어려웠던 문제를 배제함으로써 성공 가능성도 전망되고 있다.WTO 농업 협정을 개선하려는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농업 무역을 더욱 공정하고 경쟁력 있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는데 농산물 교역을 왜곡하는 보조금과 높은 무역장벽의 개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5년 WTO 회원국은 농산물 수출보조금을 폐지하기로 약속하였고 코로나19하에서 더욱 중요해진 식량 안보를 위한 공공 비축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도출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리고 개발도상국을 위한 특별 보호 장치와 면화 무역에 관한 규범을 개발하는 것도 합의하였다. 차기 WTO 각료회의는 이러한 분야에서 진전을 보여주는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농업 분야에서 개발 문제와 개발도상국에 관한 특별대우는 2001년 DDA 협상이 출범한 이래 WTO 작업의 중요한 분야 중 하나였다. 한국은 2019년 더는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물론 현재 WTO 내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한국이 농업 분야에서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지 않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사전적 분석과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WTO는 UN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와 파리기후협정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WTO 회원국은 다양한 무역의 지속가능성 문제에 대해 논의해 왔다. 합의 가능성이 있으며 코로나19 위기의 녹색 회복(green recovery)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는 분야는 다음과 같다. 첫째, WTO 회원국은 어업에 대한 보조금을 제한하는 협정 체결, 둘째, WTO의 화석연료 보조금 개혁 역할 수행, 셋째, WTO 회원국의 EGA 협상타결 노력 등이다.무역정책과 환경 및 노동 기준과 같은 비교역적 문제 사이에는 연관이 많다는 것이 오랫동안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비교역적 문제가 WTO 협상과 연결되어야 하고 WTO 규칙 및 규율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 차이가 많다. 비교역적 문제를 무역과 연결하려는 과거의 노력은 규정 준수 및 집행을 장려하기 위해 추구되었다. 전통적으로 강제하기 어려운 비교역적 문제를 세계무역 시스템과 연결하는 방안으로 분쟁해결 메커니즘을 활용해 왔는데 WTO 상소기구 위기가 계속되면서 이러한 해결방법은 실효성을 잃게 되었다. 또한 비교역적 문제와 관련하여 WTO 체제는 한계가 있다. 특히 SDG의 목표달성과 관련한 WTO의 역할에 관해서는 세심한 조정이 필요하다. 연계가 너무 약하면 WTO는 핵심적인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려는 노력과 관련이 없게 될 위험을 안게 된다. 하지만 연계가 너무 과도해지면 이미 문제를 겪고 있는 WTO가 과중한 부담을 지게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정책 일관성과 이해관계자 간의 상호작용 증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될 수 있다.WTO는 회원국이 주도하는 기구이기 때문에 개혁은 회원국 정부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WTO 개혁에 관한 논의와 개혁 과정을 진행하려면 정책 입안자들에 대한 국내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WTO 개혁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나 WTO 현대화는 하나의 패키지로 달성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WTO 개혁에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논의와 이해관계자들의 참여가 필수적이고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새로운 사무총장 역시 WTO 개혁이 필요함을 수시로 강조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새로운 행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태도의 변화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 코로나19 위기는 그 대처 과정에서 WTO가 제대로 기능할 수만 있다면 WTO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취한 태도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국제적 동맹 관계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따라서 WTO 상소기구를 개혁하기 위해 미국이 해결책에 대한 명시적인 제안을 제시하거나 최소한 수용 가능한 상소기구의 변경 사항을 설명하면 상소기구 개혁문제는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이러한 상황하에 어떠한 정책대응을 해나가야 하는 것은 다자무역체제의 이익을 누려온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특히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정책을 선택하여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의 동맹강화전략에 따라 한국에 선택을 요구할 것이고 대중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의사결정이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 -
주요국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분석 및 정책시사점
본 연구는 한국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정책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참고자료를 제공하고자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를 국제비교하고, 주요국의 사례를 심층분석하며,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결정요인에 대한 실증분석을 실시하였다. 국..
조동희 외 발간일 2021.12.27
경쟁정책, 노동시장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제1장 서론1. 연구의 배경 및 목적2. 선행연구3. 보고서의 구성제2장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 국제비교1. 국제표준산업분류 개요2. 국제표준산업분류 대분류 Q의 일자리 규모 국제비교제3장 주요 해외 사례1. 영국2. 일본3. 스웨덴4. 독일제4장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 결정요인 분석1. 실증분석 개요2. 실증분석 모형 및 자료3. 추정 결과제5장 결론1. 주요 연구 결과2. 시사점참고문헌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정책연구브리핑본 연구는 한국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정책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참고자료를 제공하고자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를 국제비교하고, 주요국의 사례를 심층분석하며,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결정요인에 대한 실증분석을 실시하였다. 국제비교에서는 OECD의 자료를 이용하여 인구 대비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를 국가 간에 비교하였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 정책을 고려하여,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 값과 보고서 작성 시점에서 OECD가 제공하는 가장 최근 수치인 2019년 값을 비교하였다. 사례분석은 최근 널리 사용되는 사회복지체제 분류의 유형별 대표 국가를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보수주의의 독일, 자유주의의 영국, 사회민주주의의 스웨덴, 동아시아의 일본을 분석하였다. 현재 한국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정책에 참고가 될 정보가 사회서비스의 정의, 사회서비스 전달체계의 특징, 사회서비스에 대한 정부 지출 규모,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라는 판단 아래 사례별로 상술한 네 가지 측면을 분석하였다. 실증분석에서는 관련 문헌에서 적정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의 결정요인으로 제시된 변수들을 설명변수로 하여, 인구 대비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의 결정요인을 OECD 회원국의 패널자료를 이용하여 추정하였다.제2장의 국제비교에서는 가용 자료의 한계를 고려하여 국제표준산업분류 4차 개정(ISIC Rev. 4)의 대분류(Section) Q(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를 사회서비스로 정의하였다. 인구 천 명당 대분류 Q의 일자리 수를 보면, 한국은 문재인 정부가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정책을 실시하기 직전 연도인 2016년에 36.3개로 OECD 평균인 47.2개보다 약 11개 적었다. 그러나 한국에 대한 가장 최근의 가용 자료인 2019년에는 42.7개로 OECD 평균인 49.8개 대비 격차가 약 7개로 줄어들었다. 특히 두 시점 간 OECD 회원국은 평균적으로 2.7개 증가하였는데, 한국의 증가 폭은 6.3개로 가장 컸다. 사회서비스의 대표적 실수요층인 고령(65세 이상) 인구에 대비해 보면, 한국은 고령 인구 천 명당 대분류 Q 일자리가 2016년에는 275.4개로 OECD 평균인 282.2개보다 낮았으나, 2019년에는 287.1개로 OECD 평균인 284.3개보다 높아졌다. 두 시점 간 OECD 회원국은 평균적으로 2.1개 증가하였는데, 한국은 이를 크게 상회하여 11.6개 증가하였다. 이처럼 빠른 증가는 문재인 정부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정책의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증가 속도는 본 연구에서 실시한 실증분석(제4장)의 예측과 유사하다.사례분석(제3장)의 첫 번째 사례인 영국에서 사회서비스는 주로 ‘사회적 돌봄서비스(social care service)’를 지칭하는 협의로 사용되고 있다. 이는 영국의 사회서비스에서 돌봄서비스가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사회서비스 공급 체계에서 영국의 특징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이 뚜렷하게 구분되고, 민간의 비중이 매우 높으며, 지방정부의 세부 사항에 대한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영국의 사회서비스 관련 정부지출과 일자리는 가용 자료의 한계를 고려하여 잉글랜드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잉글랜드 지방정부의 성인 돌봄서비스에 대한 지출은 최근 꾸준하게 증가하여 2019~20 회계연도에는 약 197억 파운드에 이르렀다. 여기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하고 성인 1인당으로 환산하면, 성인 1인당 실질 지출액은 450파운드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잉글랜드의 성인 돌봄서비스 일자리도 최근 꾸준하게 증가하여 2019~20 회계연도에 약 165만 개를 기록하였다. 이 중 대부분은 민간(비영리단체 포함) 소속이고, 신규 일자리도 민간을 중심으로 창출되고 있다. 잉글랜드의 성인 돌봄서비스 일자리 중 대부분은 시설 돌봄서비스와 재가 돌봄서비스이다.두 번째 사례인 일본에서는 사회서비스 대신 ‘복지서비스’나 ‘사회복지서비스’라는 개념이 사용되는데, 이는 복지나 보호를 요하는 사람들에게 알맞은 대인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가리킨다. 따라서 일본의 정의는 돌봄서비스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사회서비스 공급 체계에서 일본의 특징으로는 장기 불황을 겪던 1990년대에 실시한 개혁의 결과로 민영화와 시장화가 상당히 이루어졌고, 2000년대에 실시한 지방분권화의 결과로 기초자치단체가 중심이 되어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제 전반의 고용상황에 따라 사회서비스 일자리 정책의 방향이 바뀌어 왔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일본 정부의 예산 분류 중 사회서비스와 관계가 가장 높은 것은 ‘민생비(연금 관계 제외, 아동복지, 개호 등 노인복지, 생활보호 등)’로, 2019년 정부 지출의 약 22%를 차지하고, 재원의 약 70%를 지방정부가 부담한다. 일본의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2019년 약 117만 개를 기록하였다. 시설 유형별로는 아동복지시설의 일자리가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 유료양로원, 장애인지원시설 순이다.세 번째 사례인 스웨덴에서는 사회서비스의 수요자 유형(고령자, 장애인, 아동)별로 사회서비스가 정의된다. 예를 들어 고령자와 장애인 대상 사회서비스는 재가 활동 지원, 주거시설 제공 등이 대표적이고, 아동은 보육 및 교육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스웨덴의 사회서비스 공급은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 모형에 따라 공공이 주도하고 있다. 민간의 참여가 허용은 되지만, 민간이 차지하는 비율은 30% 미만에 그친다. 스웨덴 정부에서 사회서비스를 담당하는 보건사회부는 부처 중 영향력과 예산 규모가 가장 크다. 중앙정부는 사회보장제도의 정책 방향 결정, 지방정부 관리감독 등을 맡고, 제도의 운영은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한다. 광역지방자치단체는 보건의료서비스를 주로 담당하고, 기초지방자치단체는 보육, 초중등 교육, 주거, 재택돌봄서비스 등을 주로 담당한다. 지방정부의 재원은 광역 및 기초 단위의 지방세와 중앙정부 교부금으로 충당한다. 스웨덴 정부 예산에서 사회서비스 관련 항목의 비율은 약 30%이다. 특히 ‘건강, 의료 및 사회서비스’ 항목의 지출은 2020년 약 1,018억 스웨덴 크로나(SEK)로, 전체 예산의 8.5%를 차지한다. ISIC 대분류 Q 기준 스웨덴의 사회서비스 취업자는 약 76만 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약 15%에 달한다.네 번째 사례인 독일에서는 사회서비스는 공공에서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는 대인서비스(예: 돌봄서비스) 중 수요자의 필요에 맞게 개별화된 경우를 가리킨다(즉 의무교육, 예방 목적의 보건의료서비스 등 제외). 이는 국제표준산업분류 상으로는 중분류(Division) 87(Residential care activities) 및 88(Social work activities without accommodation)에 가깝다. 독일 사회서비스 공급 체계의 특징은 국가 주도의 중앙집권적 체계가 분산형으로 발전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에도 독일의 사회서비스 공급 책임은 지방의 행정부인 기초자치단체에 있고, 사회서비스 전달 주체는 주로 지역사회의 비영리단체들(예: 민간 사회복지기관)이다. 이들의 재원은 정부 보조금, 사회서비스 이용료, 기부, 모금, 복권기금의 후원 등이다. 연방정부의 예산에서 이들에 대한 보조금은 약 2,100만 유로이다. 최근 독일의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꾸준하게 증가하여 2019년 약 246만 개를 기록하였고,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5.8%이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요양시설의 근무환경이 악화되고, 다른 EU 회원국 국적의 인력 공급이 제한되어 전년대비 관련 일자리 수가 감소하였다.제4장에서는 국제표준산업분류의 대분류 Q를 기준으로 인구 천 명당 사회서비스 일자리 수를 사회서비스 수요와 공급의 주요 결정요인으로 지목되는 변수들에 대하여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OECD 회원국의 1991~2020년 패널자료를 이용하였고, 국가 고정효과 및 연도 고정효과를 통제한 고정효과모형을 이용하였다. 추정 결과, 1인당 GDP로 측정한 소득수준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그다음으로는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GDP에서 정부의 최종소비가 차지하는 비율, 고연령(65세 이상) 인구 비율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저연령(15세 미만) 인구 비율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고용률의 영향은 미미하였다. 실증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 대비 2019년(실증분석의 표본에 한국의 자료가 포함된 가장 최근 연도) 한국의 인구 천 명당 사회서비스 일자리 수 변화율을 예측하면 약 18.4%이다. 이는 관측값, 즉 해당 기간 한국의 인구 천 명당 사회서비스 일자리 수 실제 변화율인 16.1%를 소폭 상회한다.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정책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우선 본 연구에서 조사한 사례 중 대부분은 사회서비스를 돌봄서비스를 중심으로 좁게 정의하고 있다. 관련 양적연구도 이와 유사하게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국제표준산업분류 대분류 Q 또는 중분류 87과 88로 정의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의 관련 제도와 정책은 사회서비스를 매우 추상적으로 서로 다르게 정의하고 있다. 추상적 정의가 정책의 자유도를 높인다는 장점을 감안하더라도, 본 연구에서 살펴본 주요국의 사례와 비교할 때 한국의 현행 정의는 지나치게 추상적이다. 또한 정책 간 서로 다른 정의를 사용하는 데다 관련 학술연구와도 사용하는 정의가 상이하기 때문에 관련 정책에 대한 비교나 일관된 평가가 어렵고, 학계에서 정부 정책에 기여할 가능성을 최대한 살리지도 못할 우려가 있다. 정책 설계와 평가의 정확성을 높이고, 학계의 연구가 정부 정책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키우려면 사회서비스 및 사회서비스 일자리에 대한 정의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본 연구의 실증분석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정책을 실시하기 직전인 2016년 대비 한국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 확대 속도는 지나치지 않다. 오히려 한국의 실제 확대 속도는 실증분석 결과의 예측을 소폭 하회한다. 따라서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정책은 실증적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최근 유력 정당의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에서 유력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목표보다도 훨씬 큰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공약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정책은 정치적 공감대도 있다고 할 수 있다. 단 향후 사회서비스 일자리 정책 설계 시 국내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관련 문헌의 주요 관심사가 최근에는 일자리의 양보다 질로 옮겨 가고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를 감안하여 사회서비스 일자리 정책의 목표에서 일자리의 질에 가중치를 더 둘 필요가 있다.또한 본 연구의 실증분석 결과에 따르면 고용률이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반면에 사회서비스 수요의 주요 결정요인이라고 볼 수 있는 소득수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고령 인구 비율 등은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본 실증분석 모형을 최적 사회서비스 일자리 규모에 대한 모형으로 해석할 경우, 본 결과는 정부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정책이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의 일환으로서보다는 소득수준 상승,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확대,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사회서비스 수요 증가에 부응하기 위한 정책으로서 더 타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의 경우에도 노동시장이 극도로 침체되었던 장기불황기에는 고용 증진을 위하여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를 추진하였던 적이 있지만, 노동시장이 개선된 후에는 정책 방향을 변경한 바 있다. 따라서 사회서비스 일자리 정책의 초점이 일자리보다는 사회서비스 수요에 맞춰질 필요가 있다.한편 본 연구는 2019년 말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는 다루지 않았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사회서비스 일자리와 관련하여 한 가지 눈여겨볼 점은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고용 구조(전일제 대 시간제)와 코로나19 확산 간 관계이다. 예를 들어 한 요양시설에서 총 8시간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1인(갑)을 8시간 고용하는 경우와 서로 다른 2인(갑과 을)을 각각 4시간씩 고용하는 경우를 비교하자. 갑과 을이 요양시설 외부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이 같다면, 종사자가 바이러스를 요양시설로 전파할 가능성은 갑과 을을 각각 4시간씩 고용하는 경우가 더 크다. 사회서비스 일자리 정책 설계 시 감염병 발생 상황까지 염두에 둔다면 이러한 고용 구조의 영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한-중앙아 수교 30주년: 경제협력 평가와 4대 협력 과제
중앙아시아는 1991년 소연방의 해체로 독립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5개국을 지칭한다. 유라시아 대륙 중심부에 위치한 중앙아시아는 강대국의 지역 통합 프로젝트의 요충지로 주목..
김영진 외 발간일 2021.12.27
경제개발, 금융협력 러시아유라시아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제1장 서론1. 연구의 배경과 목적2. 선행연구와의 차별성3. 연구의 내용과 방법제2장 중앙아시아의 대내외 환경과 한-중앙아 미래 협력1. 중앙아시아의 대외 환경2. 중앙아시아 역내 협력3. 한-중앙아 협력의 평가: 성과와 한계4. 한-중앙아의 미래 협력 과제제3장 한-중앙아 경제협력의 성과와 과제1. 중앙아시아의 경제발전과 역내외 무역2. 한-중앙아 경제협력의 현황과 특징3. 한-중앙아 4대 경제협력 과제제4장 한-중앙아 디지털 협력의 과제와 정책 방안1. 중앙아시아 국가의 디지털경제 현황과 발전전략2. 한-중앙아 디지털 협력의 현황 및 성과와 문제점3.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디지털 협력 방향4. 한-중앙아 디지털 협력 전략제5장 한-중앙아 신재생에너지 협력의 과제와 정책 방안1. 중앙아시아의 전력 산업 및 신재생에너지 현황2. 한-중앙아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협력 현황 및 성과, 문제점, 개선방향3. 한-중앙아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협력을 위한 전략 및 정책제6장 한-중앙아 금융협력의 과제와 정책 방안1. 중앙아시아 금융시장의 현황과 과제2. 한-중앙아 금융협력의 현황 및 성과와 문제점3. 한-중앙아 금융협력의 추진 방향제7장 한-중앙아 보건의료 협력의 과제와 정책 방안1. 중앙아시아 국가의 보건의료 현황과 발전전략2. 한-중앙아 보건의료 협력 평가3. 한-중앙아 보건의료 협력을 위한 정책제안제8장 결론1. 연구의 요약2. 정책적 시사점참고문헌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중앙아시아는 1991년 소연방의 해체로 독립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5개국을 지칭한다. 유라시아 대륙 중심부에 위치한 중앙아시아는 강대국의 지역 통합 프로젝트의 요충지로 주목받아 왔으며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미국의 지정학적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현장이다.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자원을 주로 수출하는 경제 구조를 지닌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탄소중립이라는 국제적 흐름에 발맞추어 제조업을 장려하여 산업 구조를 다각화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확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활동이 일상화되면서 인구밀도가 낮은 중앙아시아에서도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2022년은 한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이 수교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국은 지난 30년 동안 중앙아시아 국가의 주요 수입 상대국으로 성장하였다. 2020년 각국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카자흐스탄의 3위 수입국이고, 우즈베키스탄의 4위 수입국이며, 다른 중앙아시아 3개국의 7~9위 수입국이다. 반면 중앙아시아는 한국 전체 수출입의 1% 미만을 차지하는 데 그쳐 주요 교역국에 속하지는 않는다.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교역품목 또한 양자의 경제 구조 및 경제 발전 수준의 차이 때문에 일부 품목에 한정되어 있다. 그러나 제4차 산업혁명과 경제현대화 정책으로 인해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및 사회 구조에 대대적인 변화를 이루면서 한국과 중앙아시아 간의 협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을 위해 경제현대화와 산업 구조를 다각화하는 데 힘쓰고 있으며, 국내 투자를 확대하고 해외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하고자 자국 내 현대화를 추진 중이다. 또한 탄소중립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으며,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세계적 흐름에 따라 경제의 디지털화를 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의료물자 부족 등 의료ㆍ보건 위기를 겪으면서 보건의료 분야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개선정책을 펼치고 있다. 즉 중앙아시아 각국에서는 보건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안정적인 경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었다. 이에 따라 한국과 중앙아시아 국가들 간의 협력관계는 일부 품목의 수출입으로 한정되었던 것을 넘어서 중장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한-중앙아 수교 30주년을 맞이하여 정치, 외교, 경제 분야의 협력 성과를 평가하고, 4대 협력과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연구방법을 사용하였다.첫째, 각종 1차, 2차 문헌자료 및 통계자료를 활용하여 본 연구 주제에 대한 내용을 분석 및 정리하였다.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정치, 외교, 경제 분야의 협력 현황과 특징, 그리고 4대 협력과제(디지털 협력, 신재생에너지 협력, 금융 협력, 보건의료 협력)의 현황과 협력 성과를 분석하는 데 문헌자료와 통계자료를 적극 활용하였다.둘째, 본 연구의 세부 주제와 관련된 분야별 전문가를 초청하여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하고 전문가 자문을 통해 연구의 질적 수준을 향상하고자 하였다. 특히 4대 협력과제를 중심으로 전문가 의견을 청취함으로써 연구 방향 및 정책 제안의 객관성과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하였다.셋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현지조사 및 현지 전문가와의 세미나 및 면담 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여 국내 및 중앙아시아 현지에 거주하는 중앙아시아 출신 전문가를 대상으로 서면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서면 인터뷰에 대한 답변을 연구보고서에 반영함으로써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고 현장감 있는 연구를 수행하고자 하였다.본 연구는 한-중앙아 수교 30주년을 기념하여 지난 30년간 양측의 경제 및 외교안보 협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급변하는 글로벌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적 환경을 반영하여 한국과 중앙아시아 국가들 간의 잠재력 있는 개발협력 분야를 모색하였다. 본 연구의 내용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첫째,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외교안보 협력을 분석하였다. 중앙아시아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의 개발 지역, 안보가 불안정한 아프가니스탄 접경지역이라는 위치, 강대국의 지역 통합 프로젝트의 요충지 등으로 주목받으며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미국의 지정학적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현장이다. 러시아는 역사적 유대를 바탕으로 중앙아시아에서 군사적 영향력 유지를 꾀하고 있으며, 중국은 ‘일대일로’를 계기로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9.11 테러 직후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려고 중앙아시아로 진출했던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중앙아시아에서 준비 중이다.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 간 외교 안보적 측면에서 거둔 성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 외교의 지평을 넓힌 것이다. 지난 한국 정부들은 유라시아로 외교 관계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 정책도 꾸준히 강화해 왔다. 둘째, 자발적으로 비핵화 및 핵 비확산을 추진했던 카자흐스탄과 경험을 공유한 점이다. 카자흐스탄의 비핵화 경험은 한국이 북한 핵 문제에 접근하고 해결법을 모색하는 데 많은 시사점을 주었다. 셋째, 다자주의를 통한 협력이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한국은 중앙아시아 5개국과 다자 협의체를 구성한 몇 안 되는 국가들 중 하나로 양국은 다자주의를 통해 협력하고 있다.둘째, 경제협력의 성과와 관련하여 볼 때, 중앙아시아는 한국 전체 수출입 규모의 1% 미만으로 한국의 주요 교역국은 아니지만 중앙아시아에는 한국이 중요한 교역국이다. 중앙아시아 5개국 가운데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한국과의 교역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다고 할 수 있으나, 나머지 3개국은 한국과의 교역규모가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 30년간 한국의 대중앙아시아 전체 투자금액은 35억 9,600만 달러에 이르렀는데, 이 중 카자흐스탄에 대한 투자금액이 26억 6,120만 달러로 한국의 대중앙아시아 전체 투자금액 중 74%를 차지했으며, 우즈베키스탄이 7억 7,400만 달러로 21.52%를 점하며 그 뒤를 이었다. 그리고 키르기스스탄이 2.78%, 타지키스탄이 1.66%, 투르크메니스탄이 0.13%를 기록하여 나머지 중앙아시아 3개국이 차지하는 규모는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다. 따라서 해외직접투자 측면에서 볼 때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투자관계는 카자흐스탄에 집중되었으며, 그다음으로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투자 규모가 컸다. 또한 1990년대에는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투자 비율이 가장 높았으나, 2000년대 이후에는 카자흐스탄이 최대 투자처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우즈베키스탄은 2010년과 2015년에 ODA 중점협력국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이에 따라 중앙아시아 5개국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ODA 수원 실적을 보였다. 우즈베키스탄은 2021년부터 시작되는 제3기 중점협력국으로 재선정되었으며,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이 중점협력국으로 추가되었다. 이에 따라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ODA는 지금처럼 높은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에 대한 ODA 규모는 지금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셋째, 디지털 전환 시기 한국과 중앙아시아 국가들 간 ICT 협력의 과제를 제시하였다. 중앙아시아 5개국 모두 디지털 경제에 관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여 실행하고 있는데, 우즈베키스탄은 ‘디지털 우즈베키스탄 전략 2030’을, 카자흐스탄은 ‘디지털 카자흐스탄 2018-2022’를,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디지털 키르기스스탄 2019-2023’을, 타지키스탄은 ‘타지키스탄공화국의 디지털 경제의 개념’을, 투르크메니스탄은 ‘디지털 경제 발전 개념 2019-2025’ 결의안을 발표한 바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전략은 공통적으로 브로드밴드 네트워크 강화, 경제의 디지털 전환, 혁신 생태계 형성, 인적자본의 형성, 전자상거래, 전자정부 등의 우선순위 분야를 설정하고 있다. 한-중앙아 협력은 크게 ODA 사업과 민간협력으로 구분되는데, 한국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유무상 ODA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주로 전자정부, 지리정보시스템, 교육 정보화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디지털 경제 관련 민간부문의 교류에는 크게 휴대폰 등 ICT기기의 수출, 그리고 KT, LG CNS 등 서비스 기업의 진출이 있으며, ICT기기의 수출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해 왔다. 그러나 ODA 사업 중점협력국인 우즈베키스탄 관련 성과는 높은 반면 다른 나라에서의 ODA 사업과 민간 진출은 미진한 편이었으나, 제3기 중점협력국으로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이 선정됨에 따라 향후 이들 국가에서도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넷째,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신재생에너지 협력 가능성과 정책과제를 분석하였다. 특히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은 태양광 발전의 잠재력이 제일 크고 카자흐스탄은 국토의 약 50% 지역에서 풍력 발전의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 분야의 개발은 중앙아시아에서 경제 및 에너지 안보적 측면에서 매우 유용하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신재생에너지 설비 건설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전략을 수립하였다. 그러나 구체적 실행 계획이 준비된 곳은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뿐이다. 따라서 신재생 분야 협력은 이 두 나라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2030년까지 전력 생산의 10% 이상을 태양광과 풍력으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중앙아시아에서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중심으로 국가 발전 전략에 따라 본격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으며 풍력과 태양광 프로젝트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에 외국기업이 현지 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크게 늘고 있으며, 각국의 수주 경쟁이 매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에너지 협력은 석유ㆍ가스 등 지하자원에 집중되어 있었으나, 이제는 한-중앙아 에너지 분야 협력에 신재생에너지도 포함하여 국내기업 진출을 위한 국가적인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다섯째,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금융산업 현황과 한국과 중앙아시아 간 금융 협력의 과제를 분석하였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외국 자본을 유치하여 산업 다각화와 현대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과 중앙아시아 간 금융협력 역시 유망한 협력 분야이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금융시장 경쟁력이 낮고, 각국 금융회사들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폭넓게 참여하지 못하고 있어, 균형 잡힌 금융산업의 육성은 중앙아시아 5개국의 시급한 국가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은행 부문을 보면 카자흐스탄이 5개국 중 글로벌 금융시스템과 가장 잘 연계되어 있고, 투르크메니스탄이 가장 고립된 시장이며,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은 정부에 의존하는 부문이 크고, 키르기스스탄은 국내 시장규모에 따른 제약이 있다. 지난 30년간 한-중앙아 금융 협력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의 금융회사 및 금융인프라의 중앙아시아 진출은 중앙아시아 5개국 중 개발 협력 수요가 가장 높은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개발 원조와 협력 부문에서 개발도상국 차관과 해외투융자 등 신용공여는 우즈베키스탄에 집중되었고, 공적개발원조는 개발경험 공유, 기술지원, 연수교육 형태로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유라시아경제연합의 공동 금융시장이 형성되고, 핀테크와 ICT가 부상함에 따라 한-중앙아 간 금융협력의 외연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마지막으로 여섯째,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보건의료 협력을 연구하였다. 한국의 의료기관들은 한국에 대한 의료관광 수요가 증가하고 의료관광 구매력이 있는 카자흐스탄 및 우즈베키스탄과 주로 보건의료 협력을 추진해 왔다. 실제로 외국인환자 유치가 허용된 2009년부터 10년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환자 유치 증가율은 한국 전체 연평균 외국인 환자 유치 증가율(22.7%)보다 높은 67.1%와 48.3%를 각각 기록하였다. 이처럼 의료서비스 수요와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보건의료 협력관계는 상호보완적인 성격이 있어 협력에 대한 기대가 컸다. 반면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각종 법률 규제, 무상의료에 익숙한 중앙아시아 국민들의 낮은 민간의료기관 이용률, 현지 적응의 어려움과 낮은 현지 임금 수준으로 인한 한국 의료진의 중앙아시아 체류 기피 등은 한국 의료기관의 중앙아시아 진출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한-중앙아 보건의료 협력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규제 요인들을 정부 차원에서 다시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양측의 보건의료 협력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비대면과 원격의료가 일상화되면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원격의료를 현실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범 프로젝트들을 운영하였다. 따라서 한국 의료기관이 중앙아시아 진출 초기부터 시도하고 희망했던 원격의료를 활용해 현지에 진출할 가능성이 커졌다.이상과 같이 지난 30년 동안의 한국과 중앙아시아 간 외교안보, 경제, 디지털협력, 신재생에너지, 금융, 보건의료 협력의 성과와 과제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국과 중앙아시아 간 협력 분야의 발전을 위해 다음과 같이 정책적 시사점과 과제를 제시하였다. 먼저, 한국과 중앙아시아 간 외교안보 협력이다. 한국은 강대국 사이에서 평화와 중립을 유지하고 협상과 대화가 가능하도록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과 같은 중견국(중간국)과 연대해야 한다. 강대국 중심의 국제질서 속에서 중견국(중간국)들이 개입하거나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어젠다는 인권, 인도적 지원, 지속가능한 발전, 기후변화ㆍ자연재해ㆍ감염병 대응, 핵확산 방지 등 인간안보와 직결된 문제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중견국(중간국)과의 연대는 주로 인간안보와 관련되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중견국(중간국) 연대라는 측면으로 접근해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외교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협력은 ‘인간안보를 위한 중견국(중간국) 연대’라는 목표로 귀결되며,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공공외교를 강화하여 상호 간 이해를 제고해야 할 것이다.다음으로, 한국과 중앙아시아 간 경제협력에 대한 평가 및 이를 기초로 하여 중점 협력 분야를 선정하였다. 지난 30년간 한국과 중앙아시아가 무역 등에서 불균형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향후 양자가 상호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협력 분야를 선정하고, 이를 한국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 이러한 협력 분야는 한국의 앞선 기술 수준과 발전 경험을 공유하고 중앙아시아 각국의 정책 수요와 필요성에 부합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또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미래지향적이고 지속가능한 협력관계를 위해 경제협력의 새로운 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중앙아시아 각국의 경제발전 전략과 경제정책의 추진방향, 정책 수요를 감안하여 양자 간의 협력 방향을 설정하고 협력 분야를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한-중앙아 국가들 간의 미래 유망 4대 협력 분야로 ① 디지털협력 ② 신재생에너지 협력 ③ 금융 협력 ④ 보건의료 협력을 선정하여 각 협력 분야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정책 방안을 제시하였다.첫째, 한국과 중앙아시아 간 디지털 협력을 위한 정책 방안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한국 정부가 온라인ㆍ비대면 경제협력의 활성화와 AI 등의 ICT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경제 활성화를 추진하면서 디지털 경제로 전환을 시도하는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디지털 협력을 꾀하는 것이 유망한 협력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과 중앙아시아 간 유망한 디지털 협력 분야는 다음과 같다. ① 브로드밴드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ICT 정책교류(주파수 관리정책 및 네트워크 공동 구축 등), 5G 및 사물인터넷ㆍ빅데이터ㆍ인공지능 등 5G 활용 첨단기술/미래기술 분야이다. ② 전자정부 분야로, 성공적인 전자정부 모델의 수출을 확대하고 중앙아시아 국가의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온라인 참여나 이용능력 증진, 전자정부 홍보 등을 패키지 형태로 묶어 수출할 수 있다. ③ 초기 단계에 있는 중앙아시아의 전자상거래 시장으로, 새로운 서비스나 사업모델, 보안기술을 선보이거나 전자상거래의 성장과 함께 수요증대가 예상되는 핀테크, 결제 관련 애플리케이션, 애드테크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분야에 진출할 수 있다. ④ 스마트 파밍 관련 서비스로,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주요 기간산업이 농업이라는 점에서 국제기구의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종자 개발, 종자 테스트, 인력 및 관리 관련 트레이닝, 데이터 매니징ㆍ정밀 시스템 등에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⑤ 스마트시티 사업 분야로, 이 분야는 단일 솔루션이 아닌 여러 단계의 솔루션(스마트 교통, 스마트 빌딩, 스마트 수도, 스마트 에너지, 스마트 폐기물 관리, 스마트 안전ㆍ방재 솔루션 등)이 포함된다. ⑥ ICT 기술을 활용하여 다양한 혁신을 촉진할 수 있도록 하는 창업 생태계 구축이다. 그러나 한국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디지털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재정적 역량이 부족함을 고려하여 중앙아시아 각국의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 수주와 여러 국제개발은행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적극적으로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중앙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디지털 협력에서 EAEU와 러시아 및 해외채널을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을 거점으로 해서 단계별로 다른 국가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둘째, 탄소중립 시대로의 전환에 따라 한국과 중앙아시아 간 신재생에너지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중앙아시아는 민간기업이 단독으로 수행하기에는 현지 사업의 위험 부담이 크고 정보도 부족하여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한국 기업의 진출이 활발하지 않았다. 현지 사업 중 민간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가 어려운 문제가 많아 한국 기업들이 잠재력이 큰 중앙아시아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진출하려면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국가 발전 전략에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정부자금이 아닌 민간자본으로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밝혔고 양국의 민간부문에서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이 한정적인 것을 고려하면 PPP 방식으로 외국 정부나 다자개발은행의 자금 지원을 받아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PPP 투자금액에 대해 현지 정부의 지급보증을 받을 수 있는 국가 간 합의도 필요하다. 현재 한국은 현지국과 민관 네트워크가 잘 형성되어 있어서 이를 활용하여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굴하여 참여하는 것도 우리기업의 기업의 진출을 늘리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이다. 중앙아시아의 민간 및 정부 차원의 자금이 충분하지 않음을 감안하면 국내의 ODA 자금을 중앙아시아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진출에 효율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다자개발은행 등이 자금 지원을 하는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셋째, 외국 자본 유치를 적극 추진하는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금융 협력분야이다. 2019년 10월 1일 최고유라시아경제이사회(the Supreme Eurasian Economic Council)의 결정으로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Eurasian Economic Union) 공동 금융시장이 형성되었다. 이에 따라 한-중앙아 금융 협력은 지역 개발투자에 대한 보증 제공 등 지역개발금융기관 참여 확대와 더불어 국제금융기구 내에 신탁기금 조성 등을 통한 중앙아시아 금융산업 육성 지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지급결제 인프라 및 핀테크, 신용평가 등 금융시장 인프라 개선에 국내 관련 공공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이 필요하며, 한-중앙아 양측은 금융규제감독자 정례회의 형태로 경험을 공유하고 상호 호혜적인 협력 과제를 발굴 및 추진하는 것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넷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그 어느 때보다 협력의 가능성이 증가한 부문은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보건의료 협력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우리 생활 전반이 디지털 기술 기반의 비대면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하는 비대면 활동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고 편리하며 비용이 덜 든다. 또한 디지털을 활용한 네트워크 확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IT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는 한국 의료기관들은 이러한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여 적용하였고, 비대면 진료와 의료 플랫폼 형태로 중앙아시아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건강보험제도를 도입하여, 현지 국민의 질 좋은 의료서비스 수요를 반영한 의료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기타 CIS 국가와 러시아 등에까지 수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현지 의료진의 역량 강화를 위한 비대면 교육을 함께 진행하면, 한국 의료기관은 원격진료를 보조하는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보건의료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한-중앙아 간 비대면 진료와 디지털 플랫폼 사업을 실현하려면 한국 의료기관의 노력과 함께 제도적 규제 완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
한ㆍ러 경협 활성화를 위한 중소기업의 역할과 과제
2020년의 한ㆍ러 수교 30주년과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시작된 본 연구는 한ㆍ러 양국의 경제협력 활성화 방안을 중소기업의 관점에서 모색해 봤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화된다. 한ㆍ러 양국의 경제협력을 생태계 관점에서 바..
김동열 외 발간일 2021.12.24
경제발전, 경제협력 러시아유라시아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제1장 서론1. 연구의 배경 및 목적2. 선행연구3. 연구의 대상 및 방법제2장 러시아 중소기업의 현황과 특징1. 러시아 중소기업의 현황2. 러시아 중소기업의 특징3. 러시아 혁신산업 부문의 중소기업 발전 현황4. 소결제3장 러시아의 중소기업 정책과 대외협력 성과1. 러시아의 중소기업 관련 정책2. 러시아의 대외협력 정책 및 성과3. 소결제4장 한ㆍ러 중소기업의 경제협력 현황 및 기회1. 한ㆍ러 중소기업의 경제협력 현황2. 한ㆍ러 산업ㆍ기술 경쟁력과 협력 기회3. 한ㆍ러 산업ㆍ기술 협력 우선 분야 및 유형4. 소결제5장 중소기업 중심의 한ㆍ러 경제협력 활성화 방안1. 한ㆍ러 경협 활성화를 위한 중소기업의 역할2. 중소기업 중심의 한ㆍ러 경협 활성화 방안참고문헌Executive Summary국문요약2020년의 한ㆍ러 수교 30주년과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시작된 본 연구는 한ㆍ러 양국의 경제협력 활성화 방안을 중소기업의 관점에서 모색해 봤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화된다. 한ㆍ러 양국의 경제협력을 생태계 관점에서 바라보면 중소기업의 역할이 부족함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한 배경에서, 먼저 러시아 중소기업의 현황과 특징을 살펴봤다. 최근 변화하고 있는 러시아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을 짚어 봤고, 러시아와 중국, 러시아와 독일의 경제협력 사례를 분석해 봄으로써 한ㆍ러 양국의 경제협력에 관한 시사점을 도출했다. 마지막으로, 한ㆍ러 양국의 중소기업 협력이 어떻게 이루어졌고, 성과와 한계는 무엇인지 살펴봤다.러시아 중소기업은 2000년대 후반부터 성장하고 있으며,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GDP에서 20%의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업종은 도소매 유통업이나 운송 및 보관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 중소기업이 성장하고 있으나, GDP, 매출액, 고용 등의 측면에서 중소기업의 비중은 여전히 선진국 수준에 못 미치고 있으며, 대기업과 비교하여 생산성도 낮은 상황이다. 러시아의 산업이 에너지, 광공업을 비롯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부문에서 국영 대기업 주도로 발전되어 왔으며, 금융, 세제 등의 정부 지원도 국영 대기업에 집중되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에너지 위주의 산업구조를 개혁할 필요성과 4차 산업혁명의 세계적 추세 등에 따라 향후 러시아의 중소기업은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러시아 정부의 ICT를 비롯한 혁신산업 발전 정책의 추진과정에서 중소기업의 발전은 더욱 빨라질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 혁신산업에서 중소기업의 비중은 증가하고 있으며 2019년 기준으로 중소기업의 혁신활동 비중은 5.8%, 혁신제품 생산 비중은 2.4%를 점하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의 GDP 비중이 다소 정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혁신 부문 중소기업의 성장은 큰 의미가 있다.러시아의 혁신산업은 주로 Sberbank, Rostelecom 등의 단일 국영대기업의 주도, 국영 대기업들의 협력을 통해 성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Yandex를 비롯한 민간 대기업 주도로 혁신기업이 설립되고 성장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스콜코보 재단 등 정부의 정책에 따라 민간 중소 혁신기업들이 설립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전반적으로 러시아의 혁신산업은 정부의 지원을 받는 국영 대기업들의 주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창의력과 인력의 전문성이 필요한 부문에서는 정부의 지원을 토대로 민간기업들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러시아 혁신산업에서는 국영 대기업 간의 협력, 국영 대기업과 민간 대기업 간의 협력이 활성화되어 왔다. 민간부문에서는 Foresight, Fort-Telecom, Акронис Инфозащита, SearchInform 등 새로운 기술을 보유한 중소 혁신기업들이 창업되거나 기존 기업으로부터 독립하여 성장하고 있다.러시아에서 중소기업정책이 경제정책으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중반까지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산업화 정책의 일부로 취급되었고 중소기업만을 대상으로 하는 체계적인 지원이나 육성정책은 부재했다. 하지만 지나친 에너지 대기업 중심의 편중현상이 지속되면서 중소기업 성장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2007년 7월 「러시아 연방 중소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О развитии малого и среднего предпринимательства в Российской Федерации)」을 채택하면서 중소기업 지원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동 중소기업에 관한 법은 이후 매년 개정되었고 러시아 중소기업 발전을 위한 근간이 되었다. 법적인 기반 마련 이외에도 푸틴 정부는 지난 2018년 5월 집권 4기 시작과 함께 발표한 9대 국정과제 실현을 위한 13대 우선 사업분야 가운데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지원’을 포함시키면서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또한 러시아 정부는 2018년 12월 「중소기업 및 개별기업 이니셔티브 지원」 프로그램을 승인하였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정부는 비즈니스 환경개선, 재정 지원, 중소기업 발전의 가속화 지원, 농업법인 발전 및 농민지원 시스템 구축, 창업 촉진의 다섯 가지 지원 방향을 설정하고 이에 따른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 방안을 실행하고 있다.비즈니스 환경개선 분야는 간소화된 과세제도 도입, 정부 특혜제도에 대한 중소기업의 접근 확대, 과도기적 조세제도 도입 등이 포함된다. 둘째, 중소기업의 성장 및 발전을 위해 다양한 보조금 및 대출 프로그램을 활용하고자 하며 사업활동에서 중소기업이 겪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재정 부족을 정부 지원을 통해 해소시키고자 한다. 셋째, ‘나의 비즈니스: 디지털 플랫폼(мой бизнес: цифровая платформа)’ 사이트를 포함한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여 정부 서비스를 디지털화하고 중소기업의 비즈니스 운영에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넷째, 주요 지역에 ‘지역 역량 강화센터(региональный центр компетенции)’를 설립하고 농업협동조합 및 농민 가구에 대한 정보제공과 컨설팅 지원, 사업 계획 및 타당성 조사 준비, 연방 및 지역 예산 보조금 신청, 농업 관련 세미나 실시 등을 포함하는 활동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다섯째, 창업보육 프로그램을 시행하여 새로운 산업부문에서 중소기업이 지속적으로 등장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최근 러시아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은 먼저, 사회계층 간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포용적 성장을 추진하려는 의도가 반영되어 있다. 또한 저성장 기조를 해결할 대안으로서 비자원ㆍ제조업 중심의 중소기업이 성장하면 자연스럽게 러시아 경제의 성장으로 연결될 것이다. 아울러 중소기업의 성장은 4차 산업혁명과 신기술발전에 대응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러시아 정부가 강조하는 농업부문 중소기업의 성장은 러시아 경제 전체의 고용을 안정화시키는 효과도 있다.러시아의 혁신 중소기업 발전에는 정부의 지원정책 이외에도 높은 기술을 보유한 외국기업과의 협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독일이나 중국 기업들과의 협력이 주목된다. 독일은 러시아의 전통적인 산업협력 대상국이며, 중국은 2014년 서방의 대러 제재 이후에 여러 영역에서 중요한 협력대상국으로 부상하였다. 이 국가들과의 혁신부문 협력에서는 양국간 혁신 관련 위원회나 경제포럼 등이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와 독일의 협력 성과에는 독일 공공부문이 주도하는 독일기술혁신센터, 양국의 민간 및 공공 분야가 공동으로 참여한 GRID를 통한 협력, 독일 정부차원의 양국 연구기관 간의 협력, 경제 및 산업 포럼을 통한 협력 등이 영향을 미쳤다. 독일은 자국 제품의 러시아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정부나 공공부문이 주도적으로 러시아 정부나 기업, 연구자들과의 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이 성과를 거둔 데에는 정부 및 공공 분야의 협력 활성화 정책과 양국 정부간 합의에 의해 설립된 펀드를 통한 협력이 큰 역할을 했다. 전반적으로 정부 차원의 협력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2010년대 후반 이후에는 서방의 대러, 대중 제재에 따라 혁신산업의 협력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위에서 살펴본 러시아와 독일,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향후 한국과 러시아의 중소기업 협력에서도 정부 주최 포럼이나 정부간 합의에 의한 펀드 등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양국 정부나 국영 대기업 간의 협력을 통한 중소기업 협력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러시아 혁신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스콜코보 재단과의 협력, 극동러시아 지역에서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경제특구에서 한ㆍ러 혁신기업 협력 등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한국과 러시아의 경제협력은 과거 대기업 선도, 대규모 인프라 및 에너지 개발, 서비스업 진출 중심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ㆍ기술 협력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한ㆍ러 혁신 플랫폼을 통해 양국 경제협력의 구조적 전환이 시도되고 있지만, 양국 중소기업 협력의 규모와 범위는 교역, 투자, 기술 분야에서 여전히 제한적이다. 특히 대(對)러 수출의 경우 업력 7년 미만의 글로벌 스타트업의 시장 진출이 미미하고, 해외로 진출한다고 하더라도 지속성이 상당히 낮다. 그 결과, 내수 ⇒ 수출 초보⇒ 유망 기업으로 이어지는 대러 수출기업의 성장 사다리 구축도 우리나라 전체 중소기업의 수출과 비교해 볼 때 미흡한 편이다. 이는 결국 중소기업 내에서도 비교적 규모가 큰 강소기업과 선도기업 중심의 대러 수출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자동차 및 부품, 화장품 등 일부 소수 품목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유망 분야인 차세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로봇, 바이오 헬스 등 신산업 분야의 수출이 정체상태에 있다. 러시아와의 글로벌 가치사슬(GVC) 수준 역시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중소기업의 대러 수출 중 중간재 비중은 42% 수준이고 소재ㆍ부품ㆍ장비의 수출 비중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이러한 특징은 상품 수입 구조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중견/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비중이 작고, 수산물과 목재 등 특정 품목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고, 최종소비재의 비중이 높다. 또한 대부분 중소기업은 소규모, 소량 수입 중심인 것으로 추정된다.기술교역 역시 양국의 원천기술과 상용기술 수준에 비해 기술이전 규모는 미미하다. 그마저 대부분 중견/대기업 중심의 기술이전으로 최근 중소기업 비중은 10% 내외에 불과하다. 한편 우리 중소기업의 대러 투자는 미국, 중국은 물론 신흥국인 베트남, 인도보다 낮은 수준이다. 투자 분야 역시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고 대부분 도소매업과 농림수산업 분야에 집중되는 한계를 보였다.전반적으로 양국 중소기업의 경제협력 수준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양국의 협력 잠재력과 기회가 높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양국이 보유한 산업ㆍ기술 경쟁력과 상생의 기회를 고려해 볼 때, 정보력과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혁신 플랫폼을 통해 지원한다면, 양국 중소기업의 교역 및 투자, 기술이전의 수준이 제고될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는 오래전부터 군사, 항공우주 분야의 기초과학 및 원천기술 수준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국제적으로 인정된 특허가 많지 않고 민간보다는 국가, 공공기관, 대학 연구소 등이 기술을 보유한 경우가 많아서, 관련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편이다. 또한 상용 목적으로 원천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응용기술과 제조 인프라가 충분하지 못한 점 역시 한계로 작용한다.반면 우리 중소기업들은 원천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는 응용기술 수준이 높다. 러시아보다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특허가 많고, 특히 제조 분야의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양국 협력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된 IT, 화학, 바이오, 의약 및 의료, 소재(신소재), 부품 분야의 협력 기회를 우선적으로 도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양국 중소기업 간 산업기술 협력 확대를 위해 JV(합작투자회사) 설립의 활성화를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 밖에 양국간 관련 기업 및 기술 정보 데이터베이스가 보다 확대되고 고도화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미진했던 양국 중소기업의 산업ㆍ기술 협력의 기회가 확대된다면, 러시아는 제조업 활성화, 응용 및 상용화 기술의 경쟁력 확보라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중소기업은 원천기술 확보를 통한 제품 상용화 및 러시아 시장 진출 확대라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의 경제시스템 속에서 중소기업은 ‘활력 있는 다수(vital majority)’로서, 새로운 산업과 혁신과 경쟁을 창출하는 묘상(seedbed)으로서, 경제력의 집중과 쏠림 현상을 예방하고, 경제 구조를 튼튼하게 만들고, 경제민주화에 기여한다. 혁신적이고 활력 넘치는 중소벤처기업의 참여는 한ㆍ러 경협의 생태계를 지난 30년에 비해 보다 균형 잡히고, 활력 있고, 지속가능하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다.그동안 부진했던 양국의 중소기업 간 협력이 활성화하려면 제도적 지원과 개선이 필요하다. 먼저, 지난 1997년부터 지속되어 온 한ㆍ러 경제협력 플랫폼은 보다 내실화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기술 협력과 중소벤처기업 협력을 뒷받침하는 혁신 플랫폼이 활발하게 가동되고 있지만, 무역, 투자, 금융 등의 분야에서 더 보완되고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한ㆍ러 혁신 플랫폼 내에서 중소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은 더 커져야 한다. 정부가 약속한 펀드는 상호 신뢰의 원칙하에 빠르게 조성할 필요가 있다.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는 한ㆍ러 서비스ㆍ투자 FTA 체결도 속도를 내야 한다.한국 중소기업의 러시아 시장 진출을 활성화하려면, 먼저, 기업 업력별로 세분화된 지원책이 필요하다. 둘째, 수출이 저조한 5대 유망 소비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셋째, 한국의 대러 투자가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과 러시아의 글로벌 가치사슬(GVC) 구축을 확대해야 한다.한ㆍ러 양국의 기술협력 과제를 중소기업 관점에서 정리해 보면 먼저, 장기 지속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러시아와 독일, 러시아와 중국의 경제협력 사례에서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장기 지속성이다. 둘째, 공공성과 신뢰성에 기반한 기술협력이다. 셋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 진출을 통한 기술협력이다. 넷째, 러시아의 경제특구와 테크노파크 등 클러스터를 활용한 기술협력이다. 예를 들어, 러시아의 분사한 기업들과 한국의 기술집약형 벤처기업들이 러시아의 경제특구 안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공동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등의 창의적인 경제협력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다. 다섯째, 러시아 정부가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2035 국가기술 이니셔티브(NTI)’ 정책을 활용한 기술협력이다. 여섯째, 러시아의 수입대체산업 육성 정책을 활용한 기술협력이다. 일곱째, 한국의 상용화 기술을 러시아에 수출하는 등 새로운 기술협력 모델의 발굴이다. 여덟째, 농식품 분야 중소기업의 기술협력이다. 아홉째, 이노비즈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한다. 특히 스마트 팩토리 분야에서의 기술협력이 그렇다.또한 풍부한 자원과 지경학적 위치로 인해 동북아 각국이 주목하고 있는 러시아 극동지역에 대해 우리 정부의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요청된다. 2015년부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는 동방경제포럼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리 정부의 전략적 참여와 활용이 절실하다. 2022년에 분양하여 2024년에 준공할 예정인 한ㆍ러 연해주 산업단지를 더 속도감 있게 추진함은 물론 한ㆍ러 중소기업 협력의 대표적 성공모델로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
만화로 보는 세계경제 2021
2021년 올 한 해,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고생하신 분들도 있었고 방역조치로 경제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거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세계경제도 전반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발간일 2021.12.23
미국 중남미 중국 일본 유럽 러시아유라시아 동남아대양주 인도남아시아 아프리카중동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2021년 올 한 해,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고생하신 분들도 있었고 방역조치로 경제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거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세계경제도 전반적인 회복기조 속에서 상당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공급망 문제가 발생하였는데, 이것은 경제 회복에 따른 병목현상이기도 하고 미중간 경쟁에 따른 공급망 재편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탄소중립 정책이 본격화되는 해이기도 했습니다. 또 전 세계적으로 자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했습니다.복잡하게 얽혀있는 세계경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세계경제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당연히 해외경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해 온 우리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세계경제 동향 파악을 위하여그 어느 때보다도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지난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일어났던 경제 관련 동향을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021년 만화로 보는 세계경제’를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2021년 만화로 보는 세계경제’가 미래 대한민국의 주역인 청소년여러분들이 우리나라 경제와 세계경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더 큰 꿈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길 희망합니다. -
디지털플랫폼에 관한 최근 EU의 규제개편 및 우리나라의 통상친화적 제도 개선 방향
디지털플랫폼 규제 논란이 국내외에서 가열되고 있다. 특히 대형 디지털플랫폼이 거센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용자 및 전통산업 보호 여론 속에서 대형 디지털플랫폼의 역기능 규제를 더 이상..
이한영 외 발간일 2021.12.20
ICT 경제, 전자상거래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제1장 서론제2장 디지털플랫폼의 개념, 작동원리, 행태 및 현안1. 개관2. 디지털플랫폼과 양면시장3. 네트워크 효과와 시장쏠림4. 디지털플랫폼의 시장지배력 결정요인5. 디지털플랫폼의 유형6. 디지털플랫폼 독과점화 및 가격책정 전략7. 디지털플랫폼과 데이터8. 디지털플랫폼과 투명성9. 소결제3장 디지털플랫폼에 관한 EU의 최근 법제 개편1. 디지털서비스법(DSA) 및 디지털시장법(DMA)의 추진 경과와 배경2. 디지털서비스법(DSA)의 구조, 주요 내용 및 특징3. 디지털시장법(DMA)의 구조, 주요 내용 및 특징4. 디지털서비스법(DSA) 및 디지털시장법(DMA)의 통상법적 현안 및 합치성제4장 디지털플랫폼에 관한 국내 법제 체계 및 주요 내용1. 디지털플랫폼에 관한 현행 법제2. 온라인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3. 국회 논의 중 법률 제정안 및 개정안4. 디지털플랫폼 규제에 관한 국내 법제 지배구조 분석제5장 디지털플랫폼에 관한 통상친화적 국내 법제 개선방향1. 국내 법제 개선을 둘러싼 통상법적 제약조건2. 국내 법제 개선방향 제언제6장 결론참고문헌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디지털플랫폼 규제 논란이 국내외에서 가열되고 있다. 특히 대형 디지털플랫폼이 거센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용자 및 전통산업 보호 여론 속에서 대형 디지털플랫폼의 역기능 규제를 더 이상 미루기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고 대형 디지털플랫폼의 순기능마저 옥죄는 과도한 규제로의 전환도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진퇴양난이다. 대형 디지털플랫폼 규제를 위한 한 가지 준거점은 2020년 12월 EU가 공표한 디지털서비스법(DSA: Digital Services Act)과 디지털시장법(DMA: Digital Market Act) 제정안이다. 이 보고서는 그 주요 내용 및 통상법적 문제점을 분석하고, 우리나라 디지털플랫폼 규제제도의 바람직한 지향점을 제언하고자 한다.제2장은 디지털플랫폼의 개념 및 행태적 특이성을 분석한다. 디지털플랫폼은 상업적 이해를 달리하는 두 개 또는 그 이상의 이용자 집단 간 거래를 돕는 온라인 중개(online matchmaking)를 본업으로 한다. 즉 최소한 양면시장(two-sided market)을 전제한다. 개별 이용자가 평가하는 디지털플랫폼의 가치는 자신과 연계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대 집단 크기에 비례한다. 판매자는 다수 구매자가, 반대로 구매자는 다수 판매자가 가입한 디지털플랫폼을 통해 각각 좀 더 빈번한 판매기회 또는 적합한 소비기회를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면시장에서는 이러한 외부효과(간접적 네트워크 효과)가 순환적·반복적으로 나타나는바, 다수 구매자를 유치한 디지털플랫폼은 더 많은 판매자 가입을 통해 재차 더 많은 구매자를 유치할 수 있게 된다. 선발 디지털플랫폼의 자기강화적(self-reinforcing) 몸집 키우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디지털플랫폼시장에서 시장쏠림(market tipping)이 빈번한 이유도 그러한 사정에서 기인한다. 결국 선·후발 디지털플랫폼의 공존은 특히 양면시장의 내재적 특성인 이용자의 선발 디지털플랫폼 편향성(lock-in) 해소 여부에 의존한다. 이는 이용자가 복수의 선·후발 디지털플랫폼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멀티호밍(multi-homing) 환경 조성이 규제제도 개선의 주안점이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제3장은 EU 디지털서비스법(DSA)과 디지털시장법(DMA) 제정안의 주요 내용 및 통상법적 문제점을 진단한다. 이들은 각각 투명·안전한 온라인 환경 조성(사회적 가치)과 공정하고 경합적인 디지털플랫폼시장 구축(경제적 가치)을 목적으로 시장지배적 디지털플랫폼(게이트키퍼)의 공적 책임을 규정한 사전규제(ex-ante regulation)이다. 디지털서비스법(DSA)은 모든 디지털플랫폼을 적용 대상으로 하면서도 초대형 디지털플랫폼에는 비례적으로 가중된 공적 책임을 부과하는 사회적 규제이다. 디지털시장법(DMA)은 전적으로 게이트키퍼만의 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경제적 규제(경쟁규제)이다. 통상법적으로 디지털서비스법(DSA)이 수반하는 잠재적 무역제한성은 동법의 정책기여도와의 비교형량 관점에서 필요한 정도 이상이라고 보기 쉽지 않다. 반면 디지털시장법(DMA)은 향후 통상법적 논란에 휘말릴 개연성이 적지 않다. 동법에 따라 지정될 게이트키퍼가 미국의 거대 디지털플랫폼(GAFA) 중심으로 구성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사실상(de facto) 내국민대우 의무 위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에서 무역제한성이 심각하다는 것이다.제4장은 디지털플랫폼에 관한 우리나라 국내 법제의 주요 내용, 특징 및 지배구조를 살펴본다. 인터넷 보편화 이전 시대 상거래 관행하에서 제정된 기존 국내법은 디지털플랫폼의 특수성을 제대로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 디지털플랫폼시장(양면시장) 내의 거래 관계는 크게 디지털플랫폼-이용자, 디지털플랫폼-이용사업자(입점업체) 및 디지털플랫폼-디지털플랫폼 간 형성된다. 그런데 공정거래법, 전기통신사업법 등 기존 국내법은 양면시장의 어느 일면 당사자인 이용자 또는 이용사업자 보호에 치중해 왔다. 이러한 경로의존성은 현재 법제화 진행 중인 신규 법안에도 잔존한다. 예컨대,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과 온라인플랫폼 이용자보호법은 공정거래법과 전기통신사업법을 각각 모법으로 하며, 이용자 또는 이용사업자 보호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특별법(안)이다. 디지털플랫폼-디지털플랫폼 간 거래 관계는 여전히 부처별 소관인 인터넷 보편화 이전의 기존 국내법 적용 대상으로 남아 있다. 이로 인해 신규 특별법(안)을 둘러싼 실효성 및 중복규제가 문제되고 있다. 신규 특별법(안)은 디지털플랫폼의 불공정행위(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한 강화된 규제로서 사전규제로의 전환을 예고하는바, 과잉금지 원칙과의 양립성도 우려된다. 사전규제가 자칫 민간기업의 비즈니스 자율공간을 제약함으로써 디지털플랫폼시장의 역동성 및 혁신성을 훼손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제5장 및 제6장은 디지털플랫폼을 둘러싼 통상법적 제약조건(시장개방 현황)하에서 우리 정부가 의존할 수 있는 정책공간(policy space)을 평가하고, 디지털플랫폼 규제제도 개선방향 및 정책 시사점을 제언하는 데 할애한다. 한·미 FTA는 미국 거대 디지털플랫폼의 국내시장 참여 문호를 전면 개방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가 직면한 중대한 정책적 제약조건이다. 특히 미국 거대 디지털플랫폼 대비 국내 디지털플랫폼을 형식적이든 사실상이든 유리하게 대우할 수 있는 제한조치(내국민대우 제한조치)는 불가하다. 이는 세계 최초의 구글 갑질 방지법으로 회자되는 우리나라의 인앱결제 방지법의 뒤끝이 일부 견해와 달리 작렬할 개연성을 일축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내외국인 비차별 대우를 전제하는 국내규제(domestic regulation)가 우리 정부에게 가용한 정책수단이다. 문제는 디지털플랫폼의 공적 책임을 묻기 위한 국내규제조차 그리 자유롭지만은 않다는 사실이다. 부가통신사업자로 취급되는 디지털플랫폼이 공익재(public utilities) 공급자라는 심정적 공감대가 이미 형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법적 공감대는 인터넷 보편화 이전 시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서비스 분야에 관한 한, GATS가 규정한 공익재 공급자는 기본통신사업자에 한정된다. 경쟁규제 차원에서 필수설비(essential facilities) 개념에 기초해 대형 디지털플랫폼을 시장지배적 공익재 공급자로 규정한 국제법적 근거는 더더욱 없다. 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방지를 위해 대형 디지털플랫폼에 대해 강화된 규제를 도입하는 것이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가용한 경쟁규제 조치는 시장지배력과 무관한 불공정행위(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 규제와 기업결합 규제이다.결론적으로 우리나라 디지털플랫폼 규제개선 논의 과정에서 EU 디지털서비스법(DSA) 또는 디지털시장법(DMA)을 준거점으로 삼는 경우에는 특히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각별히 유념해야 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신규 법안별 제정 취지에 부합하는 준거점을 선택해야 한다. 예컨대, 경쟁규제를 목적으로 하는 신규 법안이 사회적 규제를 목적으로 하는 디지털서비스법(DSA) 조항을 벤치마킹하는 것은 논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둘째, 사전규제로의 전환이 수반할 수 있는 득실을 세심하게 비교형량해야 한다. 강화된 규제가 유발할 수 있는 잠재적 오류비용 최소화를 위해서는 사전규제 일변도이기보다 사후규제 병행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디지털시장법(DMA)이 규정한 게이트키퍼는 사실상 필수설비를 보유한 시장지배적 디지털플랫폼에 진배없다. 이는 통상친화성이 문제될 수 있으므로 WTO 전자상거래협정 추진 협상 등을 통해 적절한 국제법적 근거가 마련되기 전까지 무분별한 벤치마킹을 지양해야 한다. 넷째, 만에 하나 여하한 경쟁규제 차원의 조치 도입이 사실상 내국민대우 의무 위반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GATS의 예외적 항변권 활용에 적합한 국내법 체계 정비는 조치의 통상친화성을 방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공정거래법과 전기통신사업법 간 역외적용(extraterritorial jurisdiction) 조항의 통상친화성이 비대칭적이라는 사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디지털플랫폼이 인터넷 보편화 시대의 국내산업 해외진출을 위한 노마드(nomad) 거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국제 인지도가 높은 대형 디지털플랫폼의 전략적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특히 대형 디지털플랫폼의 국적을 구분하는 이분법적 규제기조는 소탐대실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오징어게임’에 대한 작금의 전 세계 열광은 국적을 넘나든 미디어콘텐츠와 디지털플랫폼 간 협업의 산물임을 상기해야 한다. -
4차 산업혁명 시대 무역원활화 제고를 위한 싱글윈도우 개선방안 및 시사점
‘기술간 융합’을 특징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은 수출입 물품의 품목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이로 인해 품목분류에 따라 이뤄지는 수출입 통관절차에서 기업은 큰 부담을 떠안게 되었다. 통관절차에서 품목분류는 관세 적용뿐만 아니..
이은재 외 발간일 2021.11.25
ICT 경제, 무역정책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제1장 서론1. 연구 배경2. 연구 목적 및 구성제2장 정부 부처간 정보공유와 싱글윈도우에 대한 선행연구1. 정부 부처간 정보공유에 대한 선행연구2. 싱글윈도우(Single Window)의 개념과 해외 도입 사례3. 싱글윈도우의 세계 도입 현황제3장 통관단일창구 단일화 현황1. 통관단일창구는 진정한 싱글윈도우일까?2. 통관단일창구의 기술 현황3. 통관단일창구 관련 조직 현황4. 통관단일창구 관련 제도 현황5. 통관단일창구의 현실제4장 4차 산업혁명 시대 통관절차 통합의 필요성과 방향성1. 통관절차 통합의 필요성2. 절차 통합과 간소화의 미래, 미국의 싱글윈도우제5장 결론 및 정책 시사점1. 요약2. 4차 산업혁명 시대 싱글윈도우 개선에 대한 시사점참고문헌Executive Summary국문요약‘기술간 융합’을 특징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은 수출입 물품의 품목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이로 인해 품목분류에 따라 이뤄지는 수출입 통관절차에서 기업은 큰 부담을 떠안게 되었다. 통관절차에서 품목분류는 관세 적용뿐만 아니라 수출입 관련 인허가 대상인지의 판단 기준이기도 하지만 관련된 정부 부처간에도 품목분류에 대한 의견이 다른 경우가 많다. 품목분류 통일을 위한 국내외 노력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4차 산업혁명의 속도를 따라가기에 역부족이다.이러한 이유로 기업은 수출입 통관 시기에 맞는 명확한 법 적용 기준을 알기 어렵다. 수출입 통관에 관여하는 여러 정부 기관 중 어느 기관에서, 언제, 어떤 업무를 하는지 기업이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 통관 시간은 길어지고, 비용은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통관절차를 밟아야 하는 수출입 기업의 비용은 증가 일로에 있다.이 연구는 통관절차에서 늘어난 기업의 법 준수 비용을 싱글윈도우를 통해 합리화하는 방안을 찾고자 시작됐다. 싱글윈도우는 무역 관련 모든 법적 요구 절차를 하나의 제출처(One Submission)에서 처리하도록 간소화하는 시스템이다. 우리나라 관세청도 세관에 대한 ‘수출입신고’와 수출입 법령의 요구 조건을 이행했는지 확인하는 ‘요건확인’ 절차를 단일 창구에서 처리하는 싱글윈도우, ‘통관단일창구’를 2006년 도입했다. 이 연구의 목적은 통관단일창구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증가한 통관절차를 간소화하여 기업의 법 준수 비용을 경감할 수 있는지 현황을 분석하고, 개선방안과 시사점을 모색하는 것이다.이 연구는 총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에서는 연구 배경과 목적, 연구방법론과 연구의 구성을 설명한다. 제2장에서는 정부 부처간 정보공유에 대한 선행연구와 싱글윈도우의 개념, 해외 도입 현황과 사례를 살핀다. 제3장에서는 통관단일창구의 절차 단일화 현황을 기술, 조직, 제도적인 측면에서 분석하고 평가한다. 제4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통관절차의 통합과 단일화가 필요한 이유를 정리하고, 미국 싱글윈도우의 절차 통합사례를 통해 절차 통합의 방향성을 확인한다. 제5장에서는 연구 결과를 요약하고 시사점과 정책적 제언을 담아 결론을 도출했다.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제2장에서는 정부 부처간 정보공유에 대한 선행연구를 정리했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전자정부 도입이 매번 좌절됐던 이유와 해결책을 정리해 정부 조직은 공공정보의 소유자가 아닌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제도와 조직적인 강제, 동시에 신뢰 형성을 위한 하위 네트워크의 활성화를 지속해야 함을 강조했다. 또 이 장에서는 2010년 58개 세계관세기구 회원국을 대상으로 이뤄진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싱글윈도우의 세계적인 도입 현황을 살폈다. 또 미국정부가 싱글윈도우를 통해 정부 부처간 절차 통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26년간 법적 프레임워크와 조직 구축에 기울인 노력을 소개한다.제3장에서는 통관단일창구를 통한 수출입 통관절차의 통합과 단일화 현황을 기술, 조직, 제도적인 측면에서 분석한 결과를 정리했다. 기술적인 면에서 봤을 때 통관단일창구에서 수출입신고와 요건확인 절차간 단일화는 미미했다. 현재 통관단일창구에서 총 31개 요건확인기관의 63개 관련 표준서식을 사용해 요건확인의 약 95%를 처리하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수출입 기업이 수출입신고 시에는 별도의 사용자 프로그램을 사용하므로 두 절차는 분리되어 이뤄진다.조직적인 면에서 통관단일창구의 리더십은 관세청이 갖고 있지만, 법 규정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또한 절차 통합을 위한 정부 부처간 협력 조직도 존재하지 않고, 이해관계자의 네트워크를 통해 통관단일창구의 확장, 통합 추진 계획과 현황을 공개하고 피드백을 받는 피드백 조직도 없다.법적 프레임워크도 취약하다. 통관단일창구의 설립과 운영, 업무 절차 통합과 간소화 범위, 제도의 취지와 운영 성과 평가, 운영기관과 참여기관의 역할과 책임에 관한 법적 규정이 없다. 또 운영기관과 운영 서비스, 협력 방법을 규정한 양해각서나 서비스 계약도 없다. 관세청과 요건확인기관 상호간에 위험관리나 소송 사건의 처리를 위해 필요하더라도, 상대 기관의 데이터에 접속할 수 있는 접속 권한 부여에 관한 규정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결론적으로 이 연구에서는 통관단일창구가 UN/ECE의 싱글윈도우 진화 5단계 중 2단계에 해당하며, UN/CEFACT의 기준으로는 ‘단일제출포털(Single Submission Portal)’에 가깝다고 진단한다. 통관단일창구는 그간 세관 전산화가 낙후된 많은 국가에 비해 높이 평가되었고, 국제 보고서에서의 평가 오류 등으로 인해 현실과 비교해 높이 평가된 면이 있다. 그러나 적절한 법적 권한이 부여되지 않고, 운영기관의 리더십이나 협력 조직도 부재하며, 기업과 레거시 프로그램에 대한 충분한 합의 없이 추진된 통관단일창구는 진정한 싱글윈도우라고 보기에 한계가 있다.제4장에서는 통관단일창구에서 수출입신고와 요건확인 절차가 통합되어야 하는 필요성을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수출입 기업의 법규 준수 비용 측면에서 설명한다. 또 이 장에서는 통관단일창구의 개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미국의 싱글윈도우 절차 통합사례를 소개한다. 미국정부 기관들이 사용하는 분리된 시스템들은 싱글윈도우로 통합됐고, 이 통합 시스템에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데이터 모델이 개발됐다. 수출입 기업이 사용하는 사용자 프로그램 개발은 민간 개발사에 맡겼다. 개발된 프로그램 중 세관의 테스트를 통과한 프로그램이 공개되고, 수출입 기업은 필요와 요구에 맞춰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미국정부는 사용자 프로그램 개발에 필요한 광범위한 기술문서를 공개해 기업은 법 준수에 있어서 더 큰 자율권을 얻었고, 합리적인 법 준수 비용을 고려하여 적절한 프로그램을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은 확대됐다.제5장에서는 앞선 논의를 요약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 수출입 기업의 법 준수 비용을 경감하기 위해 진정한 의미의 싱글윈도우를 구축하는 방안과 시사점을 정리했다. 먼저 싱글윈도우와 관련된 정부 기관은 정보를 통합하여 정보의 가치를 높이고, 정확성과 무결성, 보안을 책임지는 관리자로서 해야 할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사용자 프로그램 개발은 시장 자율에 맡기고, 관세청과 요건확인기관은 기관 간 시스템의 통합과 데이터 모델 개발로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출입 통관 정보를 처리하는 데이터 모델 개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수출입 통관과 관련된 전문 정보를 데이터화 하기 위해 부처의 인재를 발굴, 양성, 평가 및 보상하는 제도와 조직을 구축해야 한다.수출입 기업의 자율에 기반한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한 지원도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통관 프로그램 시장은 활성화되지 않았고 신규 개발사의 접근이 어렵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스타트업 기업이 관세사와 협업하는 것을 지원하고, 개발된 프로그램의 품질을 테스트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또 싱글윈도우를 위한 법적 프레임워크를 구축하여 통관단일창구의 취지와 절차간소화의 범위, 운영기관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명시해야 한다. 운영기관과 참여기관 간에는 상호 협력에 대한 책임과 역할을 양해각서나 협약서로 만들어 두고, 상호 위험관리와 소송 사건 처리를 위한 접속 권한도 규정하여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운영기관은 강력한 리더십과 정책적 추진력을 갖고 협력과 소통의 장, 네트워크 활동을 활성화해야 한다.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무역환경의 변화는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모든 참여기관이 지속해서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교육체계를 갖추고, 싱글윈도우의 개선이 정책 차원에서 이뤄질 수 있는 강력하고 지속적인 피드백 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
The Effects of Climate Change on Income Inequality: Evidence from APEC Member Ec..
본 연구에서는 기후변화가 소득불평등에 미치는 동태적인 영향을 알아본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17개 APEC 회원국의 불균형패널데이터 및 국소투영법(local projection)을 이용하여 충격반응분석을 추정한다. 국가별 기후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김원기 발간일 2021.11.15
APEC, 환경정책원문보기목차Executive SummaryI. IntroductionII. Related LiteratureIII. Econometrics and Data1. Local Projections2. Identification Strategy3. DataIV. Empirical Results1. Results in the Linear Model2. Results in the Non-linear Model3. The Role of Redistribution PolicyV. Discussion and Policy ImplicationsVI. Concluding RemarksReferences국문요약본 연구에서는 기후변화가 소득불평등에 미치는 동태적인 영향을 알아본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17개 APEC 회원국의 불균형패널데이터 및 국소투영법(local projection)을 이용하여 충격반응분석을 추정한다. 국가별 기후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역사적 규범(historical norm)과의 편차로 정의되는 기온충격 및 강수충격을 이용한다. 실증분석 결과는 (1) 기온충격과 강수충격은 지니계수로 측정되는 소득불평등을 악화시키며, 그 효과는 동태적으로 나타난다. (2) 기후변화가 소득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은 비대칭적이다. 특히 폭염과 가뭄은 한파와 홍수보다 소득 불평등을 더 크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3) 현재 시행되고 있는 조세 및 이전지출을 통한 재분배 정책은 이러한 기후변화로 인해 심화된 소득불평등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재분배 정책과 관련하여 탄소세 및 환경세의 소득 불평등 관련 영향에 대한 논의를 제공한다. -
미국의 스위스 환율조작국 지정 원인 분석 및 평가
미국 재무부는 2020년 12월 ‘환율보고서(Macroeconomic Foreign Exchange Policies of Major Trading Partners of the United States)’에서 스위스를 베트남과 함께 ‘환율조작국(currency manipulator)’으로 지정하였다. 환율보고..
조동희 외 발간일 2021.11.12
경제관계, 환율 미국 유럽원문보기목차국문요약제1장 서론1. 연구의 배경 및 목적2. 선행연구3. 보고서의 구성제2장 스위스 경제의 특징: 수출경쟁력과 스위스 프랑화1. 스위스 경제 개괄2. 기술경쟁력 중심의 스위스 수출3. 국제적인 안전자산 스위스 프랑화제3장 미국 재무부의 스위스 환율조작국 지정 분석1. 환율보고서 개요2. 스위스에 대한 환율보고서의 평가제4장 결론참고문헌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미국 재무부는 2020년 12월 ‘환율보고서(Macroeconomic Foreign Exchange Policies of Major Trading Partners of the United States)’에서 스위스를 베트남과 함께 ‘환율조작국(currency manipulator)’으로 지정하였다. 환율보고서는 재무부가 반년마다 미국의 주요 교역상대국의 환율정책을 평가하여 의회에 제출하는 보고서이다. 특히 환율보고서는 대(對)미국 무역수지, 경상수지, 외환시장 개입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인 국가에 대하여 ‘심층분석(enhanced analysis)’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국가의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2020년 12월 환율보고서가 스위스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도 조사 대상 기간(2019년 3/4분기~2020년 2/4분기) 중 스위스가 상기한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켰고, 이에 따라 심층분석을 실시한 결과이다. 조사 대상 기간 중 스위스의 금리와 물가상승률은 모두 음(陰)이었고, 코로나19 사태 발발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급증하여 스위스 프랑화의 평가절상 압력이 급증하고 있었다. 환율보고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자국 통화의 평가절상 압력을 완화시키기 위하여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 자체는 정당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스위스의 외환시장 개입 규모는 적정 수준을 초과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즉 스위스의 외환시장 개입 중 적어도 일부는 자국의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었다는 주장이다.본 연구는 현황조사와 문헌조사를 통하여, 이러한 환율보고서의 주장이 타당한지를 평가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우선 스위스의 수출이 스위스 프랑화 환율에 전적으로 달려 있는지, 즉 스위스 수출의 주된 경쟁력이 가격경쟁력인지를 살펴봄으로써 스위스가 자국의 가격경쟁력 유지를 위하여 외환시장에 개입하였다는 주장의 타당성을 가늠해보았다. 또한 외생적 요인에 의한 스위스 프랑화의 급격한 평가절상이 스위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봄으로써 스위스의 외환시장 개입이 정당성이 있는지를 가늠해보았다.스위스의 상품 수출은 기술집약도가 높은 고부가가치 상품에 집중되어 있다. 예를 들어 HS 4단위를 기준으로 볼 때 원자재인 금을 제외하면 의약품, 화학품, 정밀기기(시계), 의료기기 등 기술집약도가 높은 고부가가치 상품이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제1차 세계화기(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에 스위스가 전략적으로 실시한 정책의 결과로 보인다. 이러한 수출구조 덕분에 스위스 프랑화 환율이 스위스의 총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으며, 특히 주요 수출품인 기술집약도가 높은 고부가가치 상품, 그중에서도 총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의약품과 시계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외생적인 요인에 의한 스위스 프랑화의 급격한 평가절상은 스위스의 수입가격을 떨어뜨려서 물가하락 압력을 가중시키고, 수입품에 의한 가격경쟁으로 국산품의 가격에도 하방압력을 가중시키며, 스위스 경제주체들의 국산품 대 수입품 간 선택도 교란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은 이러한 스위스 프랑화 평가절상 압력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보인다.이러한 특징을 감안할 때, 최근 스위스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은 자국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급격한 자국 화폐 평가절상이 국내 물가에 하방압력을 높이는 것을 완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스위스 중앙은행의 의무가 물가안정이므로, 물가가 이미 상당 기간 동안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 대응이 시급하였고, 2014년 말부터 정책금리를 음으로 유지해왔기 때문에 정책금리 하향 조정은 효율성과 효과성이 낮았을 것이라고 볼 수 있다.2020년 12월 환율보고서가 나온 이후 스위스 중앙은행은 미국에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하면 자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외생적인 평가절상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것일 뿐, 가격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 전혀 아니라는 점을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의 첫 환율보고서(2021년 4월)는 조사 대상 기간 중 스위스가 3가지 조건을 여전히 충족시켰음에도 스위스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해당 환율보고서는 스위스뿐만 아니라, 스위스와 함께 심층분석 대상이었던 대만과 베트남에 대해서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로 볼 때, 2020년 12월 환율보고서의 결정에는 정치적인 의도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해당 보고서의 발간 시점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둔 때였는데,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실시한 환율조작국 정책을 완화시킬 것으로 예상되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환율조작국을 지정함으로써 환율조작국 정책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선택을 어렵게 만들려는 의도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바이든 행정부의 향후 환율보고서가 스위스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본 보고서에서 살펴본 스위스 경제의 특성상 앞으로도 스위스가 환율보고서의 심층분석 대상이 될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그러한 비판에 대하여 스위스 정부 및 중앙은행은 일관되게 항변해왔고, 2021년 4월 환율보고서의 스위스에 대한 평가도 그러한 항변과 일치한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의 향후 환율보고서가 스위스에 대한 심층분석을 실시하더라도 그 결과는 2021년 4월 환율보고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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